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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현 개인전 <거리·밥(Distance·meal)>


전시장소(Place) : 봄 1전시실(Bom 1st exhibition room)

전시일정(Period) : 2020.12.3~12.10

참여작가(Artist) : 임동현(Lim, Dong-hyun)


(*12월 3일, 12월 10일은 설치, 철수 일정이 겹쳐있으므로 온전한 전시 관람을 원하시는 분은 사전 연락 후 방문 바랍니다.)


 

작가노트


“예술은 삶에 대한 비평”이라고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은 주장한다. 나는 사소한 것, 버려진 것, 무관심, 바닥, 비관적인 것들에 대해 사회가 규정한 위치와 평가, 접근법으로 응축된 공고함을 흔들려 한다.


나는 멋지고 재미있고 유쾌하고 신비롭고 흥미롭고 다의적이고 간접적이며 복합적일 것을 요구하는 현실의 코드체계에서 이탈한다. 알쏭달쏭한 관념과 개념의 장벽 뒤에서 나를 보호하기 보다 나와 작품의 등장인물에게만 중요한 소통체계를 형성하기 위해 기꺼이 비웃음과 무관심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두려움에 기꺼이 마주한다.

‘밥’은 삶에 대한 것이다. 삶의 시작과 결과에 밥이 있다. 한 끼의 식사는 먹는 이의 생존방식(밥 벌이)을 표출한다는 점에서 삶의 단면이다. 단면은 사물이나 사건의 여러 현상 가운데 한 부분적인 측면인 동시에 시간의 집적이 드러나는 궤적을 나타내기도 한다. 삶이 밴 작품은 결과만이 아닌 과정의 축적을, 흔적과 노동의 집적이 녹아 있는 것이다.


거리’는 어떤 이의 밥벌이 공간이자 생존방식에 따른 사회적 관계의 격차이며 결과독식에 사라진 수많은 과정들 사이의 간격이다.


현재 삶을 구성한 과거의 층위는 결과를 형성한 존재였음에도 결과물에게 과거의 역할과 존재를 부정당하기 쉽다. 이번 개인전은 결과를 독식한 주인공과 그 분들에 의해 익명으로, 주변인으로, 배경으로, 과정으로 떠밀렸던 사람과 삶의 등장에 나의 노동을 교환하기 위한 것이다. 정상적인 조건 하에서 교환의 영역은 등가교환 관계이며 위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내 작품의 존재 의의는 한 가지 색으로 규정된 수많은 익명의 존재들의 몫을 찾고 배제와 떠밀림으로 제거당한 꿈의 진전을 매개하는 것이다.




전시 기획 의도


코로나가 생존환경의 일부가 되었다. 코로나는 코로나 이전의 사회적 관계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즉, 코로나 이전 시대에 사람 사이에서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간격과 위장의 관계는 마스크로 서로를 가린 관계로 그 거리를 표시한다.

코로나 시대에 나의 접근은 한 가지 색으로 규정된 수많은 익명의 존재들의 몫을 찾고 배제와 떠밀림으로 제거당한 꿈의 진전을 매개하는 것이다.


Boris Groys가 주장하는 새로움은 이전까지 없던 무엇인가를 창출하거나 감추어져 있던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가치위계를 전도하는 것에서,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지던 사소한 것, 낮은 것, 낯선 것, 원시적인 것 혹은 속된 것이 가치절상 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Boris Groys의 문제의식은 그간의 작가의 작업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앞으로의 과정을 설계하는 데 많은 정보를 제공하였다.


<삶, 연쇄적 시간>, <밥전개>시리즈는 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한 할머니에 대한 3년간의 기록이다. 2017년 5월 이서순 할머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할머니의 목소리와 미술작품으로 전시회를 기획한 뒤 2018년 8인 작가가 공동으로 할머니의 이야기를 <대안 공간 눈>(현재의 예술공간 봄)에서 미술작품으로 전시했다. 그 후에도 전시는 할머니의 집에서, 2019년 봄 할머니 댁 주차장에서 계속 이어졌다.


이번 <거리밥>전에서 <삶, 연쇄적 시간>, <밥전개>시리즈는 할머니의 삶에 대한 구술기록과 현재 일상생활에 대한 그림, 판화, 프로타주로 약 30여점으로 구성되었다. 할머니가 서울로 상경하면서 겪은 청소노동, 주거생활 등에 대한 구술기록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작가가 정기적으로 할머니와 동행하면서 담은 모습을 판화, 드로잉, 프로타주로 표현했다.


작가의 새로움은 낮은 가치평가를 받아왔던 것들이 갤러리와 도서관에 진입하여 인간의 흔적을 남기는 과정을 돕는 것이다.

이전에 유화물감으로 작업했던 작품이 이번에는 하나의 바탕이 되고 그 위에 한지를 한 겹 올릴 때마다 해당하는 그림을 그려 완성했다. 결과물은 한 면의 그림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그 화면 아래에도 겹겹의 그림이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 작품 중에서 습작 시리즈와 거리 취식 시리즈 등은 결과에 배제된 과정을 밥 벌이가 남긴 삶의 흔적과 상흔을 각각의 화면에 구성하고 이를 집적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스크래치는 등장인물이 삶에서 겪은 흔적을 표현한다. 스크래치 기법을 토대로 회화,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등장인물에 따라 맞췄다. 스크래치의 확장기법으로서 프로타주를 쓰거나, 또한 프로타주를 지움으로써 형상을 만들었다.

전통적 회화 재료 대신에, 등장인물의 삶과 환경에서 흔하게 보이는 사물이나 재료를 써서 정서적 공감을 표현했다. 흑백의 화면구성은 본질과 현상이 전도된 관계를 보여준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사물과 사물의 관계, 사물과 화폐 관계로 바뀌어 마주선다. 이런 전도에 따라 인간보다 화폐나 상품을 사회의 중심으로 파악하는 물신숭배가 나타난다. 화려한 색과 화장술의 향연 속에서 흑백을 통해서 원초적 진실을 찾는다. 나의 흑백 동경은 “나에게 색채란 인위적인 것, 화장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롤랑바르트의 주장에 찬동한 것이며 “칙칙하고 어둡다”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나의 방법을 고집하게 되는 근거가 된다. 목탄, 단색 판화, 완성후 긁어 내는 스크래치는 내면에 새겨질 이미지의 홈과 흠을 깊게 파서 오래 지속하게 만들 것이란 생각에서다.


나의 존재와 시간이 누구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 않고 작업을 통해 갚는 것이 작가의 존재이유임을 깨닫는다. 나는 더 우직하고 더 투박하고 더 거칠게 긁고,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려서 체념의 굳은 살 속에 감춰진 삶의 상처를 예민하게 표현하기를 희망한다.


 

희망일자리1, 54.5×74cm, water-soluble graphite on paper, 2020



희망일자리2, 54.5×74cm, water-soluble graphite on pape, 2020

희망일자리3, 54.5×74cm, water-soluble graphite on paper, 2020

급식동작1, 54.5×74cm, water-soluble graphite on paper, 2020

급식동작2, 54.5×74cm, water-soluble graphite on paper, 2020

 

작가 프로필


학력

2019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졸업

2017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석사과정 회화전공 졸업

2000 한양대학교 법학대학원 수료


개인전

2020 <고요한 밥 거룩한 밥>展, 인디아트홀 공, 서울

2019 <불편 존재>展, 예술공간 봄, 서울

2019 <흔적 반복>展, gallery 9p, 서울

2019 <전개>展, 상상채굴단, 서울

2019<교환>展, 인디아트홀 공, 서울

2019 <생존>展, space 9, 서울

2018 <vegabond lite>展, kapo gallery, kanazawa, Japan, 일본

2017 <밥 가치 먹자>展, 공에도사가있다, 서울

2017 <오늘의 밥전>展, 대안공간 눈, 수원

2015. 일상탐구 개인전/상상채굴단, 서울


그룹전

2020 <#작가노트>展, cica 미술관

2020 <social>展, cica 미술관

2019 <My lUCY>展, 인디아트홀공

2018 <판화기획전>展, 리디아갤러리

2018 <vegabond lifer>展, 인디아트홀공

2018 <이서순, 같이>展, 예술공간 봄 3전시실

2018 <facebooking>展, 인디아트홀 공

2017 신진기획자 지원 프로그램 <취향은 존재의 집>展 대안공간 눈

2017 논 플러스 울트라전, 동덕여대 갤러리

2017 식인전, 인디아트홀 공

2017 ㅇㅇㅇ의 봄+나를,예술공간 봄

2015. Exchange Stroke Painting/쾌연재 도자 미술관

2015. 한성백제 미술대전 입상 전시/예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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